비발디
Vivaldi, Antonio(1678년경 ~ 1741. 7. 28 이태리)
어쩌면 다작가(多作家)인 비발디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연주되며, 또 애호되는 곡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1725년에 "화성과 창의에의 시도"란 부제로서 독주 바이올린과 현악 합주를 위한 12곡의 협주곡을 작곡한 비발디는,
그중 4곡에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간단한 표제를 붙여, 이 곡을 "4계"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4개의 협주곡을 하나로 묶어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3악장의 협주곡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완전한 표제음악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다른 일반적인 협주곡과 구별되는 이 작품은 작자불명의 소네트에 의해 쓰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형식면으로 자유로움이나
불균형한 점을 초래하는 대신, 오늘날에는 오히려 바로크적인 특징 내지는 매력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악기편성은 독주 바이올린 외에
제1,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통주 저음악기로 쳄발로나 오르간이 들어
있습니다.
봄 : 제1악장 제2악장
제3악장
제1번 E장조 "봄" 작품
8―1
제1악장
알레그로, E장조, 4/4박자. 6번의 투티(Tutti, 총주) 사이에 5번의 솔로가 삽입되어 있는 리토르넬로
형식입니다. 이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소네트의 내용을 보면
"봄이 찾아왔다. 새들이 즐거운 노래로 봄에게 인사를
한다. 시냇물은 살랑이는 산들바람과 함께 부드럽게 속삭인다. 이윽고, 돌연 먹구름이 몰려와 벼락과 천둥으로 봄을 알린다.
그러나 폭풍우가 가라앉은 뒤, 작은 새들은 또 다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투티와 솔로가 이와 같은 소네트의
내용을 번갈아 가며 묘사해 줍니다.
제2악장
라르고, C샤프단조, 3/4박자.
"아름답게 꽃피는 목장에서 나뭇잎들은 즐겁게 속삭이고, 주인에게 충실한
개는 따뜻한 양지에서 졸고있는 목동(주인)옆에서 가끔 허공을 향해 짖는다."
라는 한가로운 전원의 풍경을 통해, 독주 바이올린이
아리아풍의 평온한 선율을 노래합니다.
제3악장
E장조, 12/8박자. 4번 나타나는 총주 사이사이는 3번의 솔로가 서로 어울려 섞인 리토르넬로
형식입니다.
"숲속에서는 즐거운 피리소리에 맞추어 님프와 목동이 같이 춤을 추면서 봄을 즐긴다."
전원무곡 풍의
제3악장은 목동들의 민속무용을 보여주는 경쾌한 선율로 수놓아져 있습니다.
여름 : 제1악장 제2악장
제3악장
제2번
g단조 "여름" 작품 8-2
제1악장
알레그로 논 몰토, g단조, 3/8박자. 이도 역시 4번의 투티와 그 사이에 삽입되는 3번의
솔로로 이루어지는 리토르넬로 형식 입니다.
"이 무더운 계절에는 타는 듯한 태양에 사람이나 짐승 할 것 없이 모두 활기를 잃고
나른해져 있다. 시원해야 할 푸른들마저 무덥게만 보인다. 멀리서부터 뻐꾸기가 울기 시작한다. 이어 산비둘기가 이에 답하듯
노래한다. 간혹 산들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부드럽게 불어댄다. 그러나 갑자기 쌀쌀한 북풍이 불어닥친다. 소나기가
올듯하다."
제2악장
아다지오, g단조, 4/4박자 반주부인 제1, 제2 바이올린으로 지탱되는 솔로 바이올린의 노래를,
전후 4회에 걸쳐, 프레스토의 템포로 투티의 16분 음표가 중단시키는 형태의 음악입니다. 이 투티에 의한 중단은 "벼락"을 묘사하는
것이므로 극히 그 길이가 짧습니다. 이는 "불길한 천둥이 요란하게 터져나오고, 놀란 짐승들은 두려움에 떤다."는 소네트에 의한 것입니다.
제3악장
프레스토, g단조, 3/4박자. 5번의 투티 사이에 4번의 솔로가 삽입되는 리토르넬로 형식으로,
악장의 첫 부분에 "여름의 무더운 계절"이란 주해가 붙어 있습니다.
"드디어 무서운 일이 닥쳐왔다. 하늘은 천둥과 번갯불, 우박을
내려 풍성했던 오곡을 다 짓밟고 말았다."는 내용으로 전 합주의 트레몰로가 무대음악과도 같이 실감 있게
외쳐댑니다.
가을 : 제1악장 제2악장
제3악장
제3번
F장조 "가을" 작품 8-3
제1악장
알레그로, F장조, 4/4박자. 투티의 리토르넬로가 5번, 그 사이에 솔로가 4번 삽입되어
나타나는 형식입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은 마을사람들은 흥겨운 춤과 노래로 은혜로운 수확을 즐긴다. 어떤
농군은 박카스의 술로 정신없는 잠에 빠져들기도 한다."
제2악장
아다지오 몰토, d단조, 3/4박자.
"춤과 노래는 기쁨을 더해주고, 잔잔한 산들바람은
더욱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 그리하여 이 계절은 달콤한 잠으로 피로를 씻는다."는 것으로 특히 이 악장은 다른 비발디의 협주곡
제2악장의 일반적인 작법과는 달리, 여린음을 내게 한, 모든 현의 느릿한 움직임으로 시종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주저음에 아르페지오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제3악장
알레그로, F장조, 3/8박자. 6번의 투티 사이에 2번의 솔로가 삽입되는 형식입니다.
"새벽이 되자 사냥개를 앞세운
사냥꾼들은 뿔피리와 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간다. 짐승들이 놀라 도망가자 사냥꾼과 개는 그 뒤를 쫓는다. 드디어 지쳐버린 짐승들은
끝내 갈 바를 잃고 헐떡이며 쓰러진다."
겨울 : 제1악장 제2악장
제3악장
제4번
f단조 "겨울" 작품 8-4
제1악장
알레그로 논 몰토, f단조, 4/4박자.
"차가운 눈 속에서 추위에 떨며, 몰아치는 무서운
바람과 추위에 발을 동동 굴며 달려가는 사람들. 어찌나 추웠던지 이마저 덜덜 떨린다."
제2악장
라르고, Eb장조, 4/4박자
"난롯가에서 조용하고 한가한 나날을 보내는데, 그 동안 창가에서는 차가운 비가 내려 만물을 촉촉이 적셔준다."
제1, 제2 바이올린이 비를 묘사하고, 솔로 바이올린의 선율은 화기에 찬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제3악장
알레그로, f단조, 3/8박자
"얼어붙은 얼음판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그러나
중간에서 너무 난폭하게 걸어 미끄러져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서 걷는다. 얼음이 깨어져 금이 갈 때까지."
곡이
렌토(Lento)로 바뀌어 Eb장조의 화평한 곡상으로 일변하면, 봄이 가까워져 옴을 "남풍"이 전해줍니다.
"닫혀진 문 밖에서
바람소리가 들린다. 남풍과 북풍이 서로 싸우는 것이다. 이것이 겨울이다. 이렇게 해서 겨울은 우리에게 겨울이 주는 즐거움을
나누어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4계절을 나타낸 것이기는 하지만 로맨티시즘의 표제음악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아니라, 바로크
음악의 특수성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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